선수들은 계체량 전에 대체 몇 킬로를 어떻게 빼는 걸까?
계체량 전날 라커룸, 저울 하나가 모든 걸 결정한다
체육관 다니면서 느낀 건데, 파이터들 몸 만드는 거 보면 근육보다 무서운 게 계체량이더라. 나야 동네 체급전 한 번 나가려다가 몸무게 3킬로 빼는 것도 헉헉거렸는데, 저 사람들은 며칠 만에 몸의 10분의 1을 지웠다가 하루 만에 다시 채운다. 그게 다 뭔 소린지, 궁금했던 것만 골라 답부터 던진다.
계체량 전에 대체 몇 킬로나 빼는 걸까?
못해도 체중의 5~10퍼센트, 심하면 그 이상이다. UFC 산하 퍼포먼스 인스티튜트가 낸 자료를 보면, 파이터가 시합 주간에 체중의 최대 10퍼센트까지 "안전하게" 뺄 수 있다고 말한다. 70킬로짜리 선수라면 7킬로를 며칠 사이에 지운다는 소리인데, 이건 지방이 아니라 대부분 몸속 수분과 글리코겐, 그러니까 근육에 저장된 탄수화물과 거기 딸린 물이다.
내가 헬스장에서 체지방 1킬로 빼는 데도 한 달을 고생하는 걸 생각하면, 저건 다이어트가 아니라 몸을 일시적으로 말리는 작업에 가깝다. 실제로 UFC 선수들의 체중 변화를 추적한 연구에서도 계체량 직전 체중과 시합 당일 체중 사이의 격차가 상당수 선수에서 두 자릿수 퍼센트로 나온다.
그 짧은 며칠 사이에 어떻게 그만큼 빠지는 거야?
순서가 있다. 시합 4~5일 전부터 탄수화물과 염분을 확 줄이면서, 동시에 물을 평소보다 훨씬 많이 마시는 "워터 로딩"을 한다. 신장이 물이 넘쳐난다고 착각해서 배출량을 늘려놓게 만든 다음, 계체량 하루이틀 전부터 물 섭취를 급격히 줄이면 몸이 관성적으로 계속 수분을 내보낸다. 여기에 사우나 수트를 입고 땀을 짜내는 게 마지막 단계다.
말은 간단한데 실제로 겪어보면 그 며칠이 사람을 갈아 넣는 구간이다. 스파링 파트너 중 한 명이 아마추어 대회 앞두고 저 짓을 하는 걸 옆에서 본 적 있는데, 마지막 날은 말할 기운도 없어 보이더라. 체육관에서 체급 맞춘다고 잠깐 물 끊어본 사람은 알 거다, 정신이 흐릿해지는 그 느낌.
계체량 끝나면 바로 원래 몸무게로 돌아오나?
완전히는 아니고, 대부분 되돌린다. UFC나 대부분의 메이저 단체는 계체량을 경기 하루 전에 잡아두는데, 그 24~36시간 동안 선수는 이온음료와 염분, 탄수화물을 몰아 먹으면서 빠졌던 체중의 상당 부분을 회복한다. 그래서 계체량 사진 속 앙상한 몸과 실제 케이지 안에서 보는 몸이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보이는 거다.
문제는 이 회복이 완벽하지 않다는 거다. 근육 속 수분과 전해질 균형이 하루 만에 온전히 돌아오지는 않아서, 체급은 가벼운데 몸은 아직 덜 채워진 상태로 링에 오르는 선수도 적지 않다. 계체량 몸무게와 실제 시합 당일 몸무게 차이가 클수록 이 간극도 커진다.
이거 몸에 안 좋은 거 아니야?
안 좋다. 확실히. 급격한 탈수는 신장에 부담을 주고, 심박과 혈압 조절에도 영향을 준다. 판단력과 반응속도가 떨어진 상태로 타격을 주고받는 것 자체가 이미 위험한 조합이고, 국내외 아마추어·프로 대회에서 극단적인 감량 도중 컨디션이 무너지거나 심하면 생명이 위태로워진 사례도 여러 차례 보고됐다.
체육관 관장님이 늘 하는 말이 있다. "체급 억지로 낮추지 말고 그냥 한 체급 올려서 뛰어." 처음엔 그게 겁쟁이 소리처럼 들렸는데, 저 감량 과정을 알고 나니 이해가 간다. 몸을 굶기고 말려서 겨우 만든 체급 우위보다, 제 몸무게로 제정신 갖고 뛰는 게 더 오래 버틴다.
그럼 협회들은 그냥 보고만 있는 거지?
아니다, 최근 몇 년 사이 규정이 꽤 바뀌었다. 복싱 쪽에서는 WBC가 계체량을 시합 하루 전 한 번으로 끝내지 않고, 대회 며칠 전부터 여러 차례 체중을 확인하는 체중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고, 이걸 통해 하루이틀 만에 몸을 극단적으로 말리는 걸 억제하려 한다.
MMA 쪽도 마찬가지다. 일부 단체는 당일 계체량이나 추가 수분 측정을 도입해서, 계체량 직후 곧바로 몸을 불려 시합에 나가는 걸 힘들게 만들었다. UFC 선수들의 체중 데이터를 분석한 논문에서도 이런 규정 변화가 극단적 감량 빈도에 영향을 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IV로 그냥 확 채우면 안 되나?
안 된다. 정맥주사로 수분을 한 번에 밀어 넣으면 짧은 시간에 체중을 복구하기 쉽지만, 이건 금지약물을 몸에서 씻어내는 수단으로도 악용될 수 있어서 미국 반도핑기구를 비롯한 여러 기관이 일정량 이상의 정맥 수액 투여를 규정 위반으로 못 박았다. 2015년 전후로 여러 주요 커미션이 이 조항을 강화하면서, 지금은 대부분 입과 음식으로만 회복해야 한다.
결국 남는 방법은 이온음료 들이붓고 밥 먹고 자는 것뿐이라, 계체량 직후 선수 방에 가면 다들 침대에 늘어져서 식판 붙잡고 있는 그림이 나온다. 화려한 것도 없고 그냥 버티는 거다.
그래서 나 같은 동네 체육관 아마추어는 뭘 조심해야 하나?
제일 먼저, 프로들 하는 걸 그대로 따라하지 말라는 거다. 저건 영양사와 트레이너가 붙어서 수치 재가며 하는 작업이고, 혼자 사우나복 입고 물 끊었다가는 계체량대 앞에서 쓰러지는 쪽이 나올 수 있다. 체급은 몸에 맞는 걸 고르고, 억지로 낮출 거면 최소 몇 주 전부터 완만하게 접근하는 게 맞다.
이런 격투 관련 잡다한 이야기는 나 말고도 스포랭크에서 계속 정리해 다루고 있으니, 체급이나 계체량 말고 다른 궁금증 있으면 거기서도 한번 찾아보길. 나는 오늘도 체급 맞춘다고 물 참다가 머리만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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