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관에서 안 쫄리려면 이 용어부터 알아두는 법
격투기 그라운드 용어, 카드 한 장으로 미리 보기
주짓수 체육관 등록하고 한 달쯤 됐을 때, 관장님이 "가드 잡아, 마운트 조심해" 이러는데 뭔 소린지 하나도 못 알아들은 기억이 있다. 격투기 중계도 마찬가지다. 캐스터가 "백 잡았다, 탭 나왔다" 하는 순간 화면은 그냥 사람 둘이 뒹구는 걸로만 보인다. 오늘은 그때 나를 구해줬어야 할 용어 일곱 개를 정리한다.
가드 (Guard)
가드는 등을 바닥에 대고 누운 채로 상대를 다리 사이에 가둬 두는 자세다. 지는 자세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방어와 공격을 동시에 하는, 그래플링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포지션이다. 다리로 상대 골반을 감싸면 클로즈드가드, 다리를 풀어놓고 손이나 발로 거리만 재면 오픈가드라고 부른다.
나는 클로즈드가드에서 다리 힘 풀리는 데 3초도 안 걸렸다. 스파링 상대가 가드를 뜯고(패스하고) 옆으로 붙는 순간 게임 끝났다는 걸 몸으로 배웠다. 종합격투기 중계에서도 그라운드로 넘어간 선수가 등을 대고 있으면 십중팔구 가드부터 잡는다. 밀리는 것처럼 보여도 성급하게 걱정할 자세는 아니라는 뜻이다. 초보 때 제일 많이 하는 실수는 다리를 풀기 무서워서 클로즈드가드만 붙잡고 안 놓는 건데, 그러면 정작 서브미션으로 넘어갈 각도가 안 나온다.
마운트 (Mount)
마운트는 상대 배 위에 올라타 두 무릎으로 몸통을 눌러 고정하는 자세다. 그래플링 포지션 중 점수·제어력 모두에서 가장 높게 쳐주는 자리이고, 위에서 주먹을 꽂거나 서브미션으로 바로 연결하기도 좋다.
문제는 마운트를 뺏기는 쪽 입장에서 숨쉬기가 진짜 힘들다는 거다. 체중 80kg짜리가 가슴 위에 앉아 있으면 숨은 안 쉬어지고 머리는 하얘진다. 종합격투기에서 마운트를 내준 선수가 갑자기 팔을 아무렇게나 휘두르는 장면이 나오면, 대개 기술이 아니라 그냥 숨 넘어가기 직전이라 그런 거다.
백 마운트 (Back Mount, 백 컨트롤)
백 마운트는 상대 등 뒤에 다리를 감고(훅을 걸고) 붙어서 시야 밖에서 조르기·타격을 노리는 자세다. 마운트보다 더 위험한 포지션으로 치는데, 당하는 쪽은 상대가 안 보이니 뭘 막아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나는 백을 잡히면 그냥 얼음이 됐다. 손이 어디로 들어오는지 안 보이니까 반사적으로 목부터 감싸는데, 그러면 팔이 비어서 오히려 더 빨리 잡힌다. 뒤에 나오는 리어네이키드초크가 거의 이 자세에서 나온다고 보면 된다.
트라이앵글 초크 (Triangle Choke)
트라이앵글 초크는 가드 상태에서 상대 목과 한쪽 팔을 자기 다리로 삼각형 모양을 만들어 조르는 기술이다. 손을 전혀 안 쓰고 다리 힘만으로 완성한다는 게 포인트다.
2010년 8월 UFC 117 오클랜드 대회 미들급 타이틀전이 이 기술을 설명할 때 자주 인용되는 경기다. 챌 소넨에게 4라운드 넘게 거의 일방적으로 밀리던 앤더슨 실바가 5라운드에서 트라이앵글로 잡아채 그대로 암바까지 연결해 경기를 뒤집었다. UFC 스스로도 역대 최고의 반전극으로 꼽으며 이 경기를 명예의 전당에 올렸다.
암바 (Armbar)
암바는 상대 팔꿈치 관절을 반대 방향으로 꺾는 관절기다. 팔을 다리 사이에 끼우고 골반을 들어 올리면 팔꿈치에 체중 전체가 실린다. 버티면 인대가 남아나질 않는다.
론다 로우지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여섯 경기를 전부 1라운드 암바로 끝낸 시절이 있었다. 상대가 암바인 걸 알고도 못 막았다는 게 무서운 부분이다. 체육관에서는 파트너가 손으로 두드리기 전에 미리 힘을 빼주는 게 예의인데, 실전에는 그런 배려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리어 네이키드 초크 (Rear-Naked Choke)
리어 네이키드 초크는 백 마운트에서 팔로 목 양쪽 경동맥을 눌러 조르는 기술이다. 기도를 막는 게 아니라 뇌로 가는 혈류를 잠깐 끊는 방식이라 통증 없이도 순식간에 실신까지 간다.
셔독(Sherdog) 전적 기록을 보면 찰스 올리베이라는 프로 통산 37승 중 22승을 서브미션으로 챙겼고, 그중 상당수가 리어네이키드초크와 길로틴초크다. 손이 목에 완전히 감기기 전에는 아직 버틸 구석이 있는데, 다들 그 타이밍을 놓치고 그냥 잔다.
헷갈리는 가드 3형제, 표로 정리
가드 얘기가 나온 김에 자주 헷갈리는 세 가지를 정리해 둔다. 이름만 들어서는 다 비슷해 보여도 다리를 어디에 걸어 두느냐로 완전히 다른 상황이 된다.
| 이름 | 다리 위치 | 주로 쓰는 상황 |
|---|---|---|
| 클로즈드가드 | 발목을 걸어 상대 골반을 완전히 감싼다 | 상대 붙잡아 놓고 서브미션 준비 |
| 하프가드 | 상대 다리 한쪽만 다리로 감는다 | 가드를 반쯤 뜯긴 상태에서 버티기 |
| 오픈가드 | 발이나 정강이로 거리만 잰다 | 상대 패스를 발로 밀어내며 각도 만들기 |
탭아웃 (Tap Out)
탭아웃은 조르기나 관절기에 걸린 선수가 손이나 발로 상대·매트를 두드리거나 말로 항복을 알리는 신호다. UFC가 채택한 통합 MMA 규정에는 이 항복 신호와 별개로, 그라운드에 있는 상대의 머리를 무릎이나 발로 가격하는 것, 손가락을 꺾는 소관절 꺾기 같은 행위는 아예 반칙으로 못 박혀 있다.
체육관에서는 탭 늦게 치면 다음 스파링 상대가 안 구해진다는 농담이 있다. 자존심 채우려다 어깨 나가는 사람 여럿 봤다. 프로 경기에서도 사정은 똑같아서, 심판이 손목이나 팔이 축 늘어지는 걸 보고 탭 없이도 경기를 세우는 경우가 있다. 격투기 대진표나 최근 경기 결과는 스포랭크 바로가기에서 챙겨봐도 되는데, 탭아웃 타이밍만큼은 대신 봐줄 사람이 없다.
자주 나오는 질문
Q. 가드에 있으면 지고 있는 건가?
아니다. 그래플링에서는 등이 바닥에 있어도 다리로 상대를 묶어 두면 공격권을 쥔 쪽일 수 있다. 심판 판정 점수와 실제 우세는 다르게 갈릴 때가 많다.
Q. 마운트랑 백 마운트 중 뭐가 더 안 좋은 자세인가?
둘 다 안 좋지만 보통 백 마운트를 더 위험하게 본다. 상대가 아예 시야 밖에 있어서 방어 자체가 늦어지기 때문이다.
Q. 스파링 중에 탭을 안 치면 어떻게 되나?
관절기는 인대·관절 손상, 조르기는 실신으로 이어진다. 체육관 스파링에서도 프로 경기 규정과 마찬가지로 탭이 곧 경기 종료 신호다.
정리
일곱 개 다 못 외워도 상관없다. 딱 하나만 챙기라면 탭아웃이다. 나머지는 몰라도 다치지 않지만, 이건 모르면 진짜 다친다.
체육관 처음 가는 날 이 정도만 알고 가도 관장님 설명이 절반은 들린다. 나머지 절반은 몸으로 맞아가며 배우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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